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절망 - 김수영
풍경,곰팡이,여름,속도를 어느것으로 대체해도 상관없다.
일본이 일본만행을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좌파가 국가사회주의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우파가 자본주의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내가 나의 남루함을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남 흠집을 찾긴 쉬운데, 내 오류는 찾기 힘들다.
김수영은 염세적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비관적인 태도를 반성하지 않는게 불편했나보다..
혁명의 씨앗이 자신인줄 모르는 불쌍한 주인공같으니라고
칼 맑스는 '역사'란 인간 스스로의 작품이라고 했다.
노예의 역사를 만든것도 인간이고 자유의 역사를 만든것도 인간아닌가?
현실에서 날 구원해줄 메시아같은건 소설속에만 존재한다.
인간 스스로가 메시아가 되고 구원자가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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