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31일 토요일

절망 - 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절망 - 김수영





풍경,곰팡이,여름,속도를 어느것으로 대체해도 상관없다.

일본이 일본만행을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좌파가 국가사회주의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우파가 자본주의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내가 나의 남루함을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남 흠집을 찾긴 쉬운데, 내 오류는 찾기 힘들다.

김수영은 염세적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비관적인 태도를 반성하지 않는게 불편했나보다..

혁명의 씨앗이 자신인줄 모르는 불쌍한 주인공같으니라고

칼 맑스는 '역사'란 인간 스스로의 작품이라고 했다.

노예의 역사를 만든것도 인간이고 자유의 역사를 만든것도 인간아닌가?

현실에서 날 구원해줄 메시아같은건 소설속에만 존재한다.

인간 스스로가 메시아가 되고 구원자가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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