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31일 토요일

절망 - 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절망 - 김수영





풍경,곰팡이,여름,속도를 어느것으로 대체해도 상관없다.

일본이 일본만행을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좌파가 국가사회주의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우파가 자본주의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내가 나의 남루함을 인정하지 않는것처럼,

남 흠집을 찾긴 쉬운데, 내 오류는 찾기 힘들다.

김수영은 염세적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비관적인 태도를 반성하지 않는게 불편했나보다..

혁명의 씨앗이 자신인줄 모르는 불쌍한 주인공같으니라고

칼 맑스는 '역사'란 인간 스스로의 작품이라고 했다.

노예의 역사를 만든것도 인간이고 자유의 역사를 만든것도 인간아닌가?

현실에서 날 구원해줄 메시아같은건 소설속에만 존재한다.

인간 스스로가 메시아가 되고 구원자가 되어야한다.





2014년 5월 27일 화요일

"미개"발언을 듣고 요즘하는 생각

중국에 있었을때 첫날부터 귀국할때까지 거의 매일가던 중국대학교의 학생식당이 있었는데.(싸고 맛있고 분위기기 되게 좋았음)

그곳 서빙하는 알바분이 한국인을 좋아하셔서 처음에 중국과자도 건네주시고 한국입맛에 맞는 음식도 추천해주시고 해서 좀 친해졌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기전에 한번 만나서 밥이라도 먹자고 해서 돌아오기 전날, 잘 되지도 않는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가면서 대화를 했는데

그때 이분이 엄청 '부자'라는걸 알게됬다;;

그래서 그분께 "아니 금전적으로 여유도 있는데 왜 식당에서 쉬는날도 없이 힘들게 일해요?"라고 물었더니

딱 간단하게 "돈이 많건 적건 모든 인민은 일을 해야한다."라고 대답했다.

이 대답을 듣고서.. "우와......" 어린 소녀이셔서 그런건가?! 뭔가 한국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마인드였다!!
(그때 지금까지 인생살면서 딱 한번 부자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얼마전에 재벌 아들의 "미개"발언 듣고서 요즘에, 더럽고 힘든일을 자처하고 하루죙일 그릇나르고 주문받던 그 사람이 떠오른다.

둘 다 똑같은 인간인데 생각하는게 어쩜 이렇게 다를까?

요즘에 보는책에 "고통은 나의 긍지"라는 구절이 있더라

"고통이 모자라!! 고통이 모자른다고!!! 시는 머리로 하는것도 아니고 심장으로하는것도 아니고 온몸으로 밀고나가는거야!"

그냥 이론적으로 관념적으로 삶에대해서 이야기하는게 뜬구름 잡는것밖에 더 되겠나?

시를 쓰려먼 온몸으로 밀고 나가야 되는것처럼 삶을 이해하려면 가시밭길로 위풍당당하게 밀어붙어야 된다!!!

내 생각엔 아마 그 도련님보다는, 그 어린 중국소녀가, 빈자들의 삶을 더 많이 이해하고 아낄 수 있을것 같다.

나보다 어렸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다.













2014년 5월 25일 일요일

울펜슈타인 : 신 질서 (Wolfenstein : The new order)



어저께 컴사양이 낮아서 잘 돌아가지도 않던 '울펜슈타인'을 부랴부랴 엔딩을 봤다.

게임은 확실히 잘 만든것 같다. 타격감도 좋았고 연출도 영화처럼 훌륭했다.

게임의 스토리는 대략.. 나치가 연합군보다 훨씬 앞서간 기술력으로 유럽에서 미국,영국,소련을 제압하고

1948년 미국에 핵공격을하여 최후의 승리를 거머쥔뒤 전세계를 지배하는데

1946년 전세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적 비밀기지를 공격하는 주인공이 작전중 머리를 다쳐서

폴란드의 어느 한 병원에서 혼수상태로 치료를 받다가

1960년에 깨어나 베를린에 잠복중인 레지스탕스에 들어가 저항 활동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플레이해본 게임 중, '나치'가 가장 악랄하게 그려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플레이하던 내내 게임속 레지스탕스에 감정이입이 됬는데.

스토리 후반부에 내가 구해준 남성이 자기 아내와 함께 싸늘하게 죽어있는 모습을 보고

"나치 이 개객기들아!!!"고 육성으로 터져 버리고 쌍기관총으로 난사하고 다녔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 가장 후하게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게 바로  '음향'부분이다.

웬만한 게임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자막을 읽기 싫어한다고 해서) 그냥 영어로 퉁칠텐데, 게임의 리얼리티 때문인지, 게임속 나치들은 다 독일어로 말하고 화면 아래 영어자막이 나온다.(독일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다보니 좀 신선했다.)

가끔 독일어를 못 알아듣는 미국인 주인공때문에 강한 독일식 억양을 섞어서 영어로 말하기도 한다.

또 하나는 총기 효과음이 일품이다!

시원시원하고 소리만으로 타격감이 느껴지는 총소리라고 해야하나?

전투에서 긴박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도록 총기 효과음을 만든것 같다.

게임 진행이.. GTA나 엘더처럼 자유도가 있는것도 아니고, 정해진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데

시원시원한 액션과 끓어오르는 복수심과 파괴욕망의 분출을 경험해 보고싶을때 해보면 좋은 게임인것 같다.

PS1 : 참! 게임하다 'Wolfenstein'이 무슨 뜻일까 계속 궁금했는데, '성(Castle)'이름이라고 한다. 내생각에 아마 'Wolfenstein'은 영어식 표기법이고 원래 독일어 표현은 o가 움라우트인 ö로 바뀐 'Wölfenstein'인 것 같다. 이를 풀어서 보면 wölfen은 늑대들이란 뜻이고, stein돌이라는 뜻인데, 다시 합쳐보면 '늑대들의 성'?이라고 하는것 같다.

PS2 : 이 게임엔 1960년대 당시에 유명했던 음악이 독일어로 다시 녹음되어서 게임 곳곳에 숨어있다. 처음에 'House of the rising sun'이 있길래 응? 내가 알던 그 노랜가 갸우뚱 했다. 근데 들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가사와 음만 조금바뀌고 그대로다 그대로!


울펜슈타인에서 나치식으로 새롭게 탄생한 'House of the rising sun'


원곡 'Animals'의 'House of the rising sun'

2014년 5월 21일 수요일

Tomorrow belongs to me - Cabaret



'지젝의 기묘한 이데올로기 강의'영화에서 삽입된 '카바레'영화의 일부분이다. 

처음부분에 노래부르는 사람의 목소리가 부드럽고 아름다워서 마냥 좋았는데, 
카메라가 천천히 아래로 향하면서 소년의 팔에 달린 완장을 보여줬다..
아.. 소름이 돋았다...


아름다운 소년의 노래는 후반부로 가면 합창으로 바뀌고, 
소년은 "나의 조국, 나의 조국 날 이끌어 주오!"라며 나치식 경례를 하고 
주변은 순식간에 집단적 광기로 변한다.


전체주의는 반드시 거칠고 딱딱한 방식으로 드러나 있는게 아니라
부드럽고 우아한 가면을 쓰면서 우리 주변에 내제되있을 수 있다.


아름다운 가사와 목소리 뒤에 파시즘이 숨어있다는 걸
중간에 혼자 불편한 표정을 한 노인은 이미 알고 있는것 같다.


영화속 사람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조국의 대한 충성과 희생을 떠올리고
자신들의 이념을 아름다운 가사들과 동치시키면서 맹목적인 충성심을 갖게될것이다.
정작 마지막 문단을 제외하면 이 음악은 '충성과 희생'같은 '애국심'과는 아무상관없는데 말이다.



이렇게 이면의 깔린 진짜 의도와 메세지를 은폐하여 상대방이 의식하지 못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이데올로기'라고 부른다.









The sun on the meadow is summery warm.
The stag in the forest runs free.
But gather together to greet the storm.
Tomorrow belongs to me.
초원의 태양은 여름날의 더위
숲속의 수사슴은 자유롭게 뛴다.
하지만 폭풍을 맞기위해 서로 모이네.
내일은 나의 것



The branch of the linden is leafy and
Green,
The Rhine gives its gold to the sea.
But somewhere a glory awaits unseen.
Tomorrow belongs to me.
참나무 가지는 잎이 무성하고 푸르고
라인강은 바다로 금빛을 보내네
하지만 영광은 세상 어딘가에서 우릴 기다리네
내일은 나의 것



The babe in his cradle is closing his eyes
The blossom embraces the bee.
But soon, says a whisper;
"Arise, arise, Tomorrow belongs to me"
요람의 아기들은 눈을 감고.
만창한 꽃들은 벌을 품네.
하지만 곧 속삭이며 말한다 :
일어나라, 일어나라! 내일은 나의 것



Oh Fatherland, Fatherland,
Show us the sign
Your children have waited to see.
The morning will come
When the world is mine.
Tomorrow belongs to me!
오 나의 조국, 나의 조국
날 이끌어 주오
그대의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어
세계가 나의 것이 될 때
아침은 찾아오고
내일은 나의 것이 되네









2014년 5월 18일 일요일

Franz Liszt - Consolation No.3


Consolation은 '위안'이란 뜻이다. 아름다운 곡이여서 한번 포스팅하고싶었는데, 막상 무슨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ELO - Last train to london


It was 9-29,9-29 back street big city.
The sun was going' down,there was music all around
It felt so right.

대도시의 뒷골목 9시 29분이였지.
해는 지고있었고 거리엔 음악이 가득했어
기분이 죽여줬지.

It was one of those nights,one of those nights when
you feel the world stop turnin',you were standing
There,there was music in the air.I should have been
Away,but I knew I'd have to stay.

어느날 밤이였어, 세상이 멈춰버렸린것 같은 느낌을 받은 밤.
내가 서있는 곳에 음악이 가득차 있던거야.
난 그 자리에 없어야 했지만, 난 내 자리는 여기란걸 알았어

CHORUS

Last train to London,just headin' out,
Last train to London,just leavin' town.
But I really want tonight to last forever
I really wanna be with you.
Let the music play on down the line tonight.

런던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 이제 막 떠나고 있네
런던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가 마을을 떠나고 있어
하지만 오늘밤이 영원했으면 좋겠어
니곁에 있고싶단 말이야.
음악이 거리에 울려퍼지게 해~


It was one of those nights,one of those nights when
You feel the fire is burnin',everybody was there,
Everybody to share,it felt so right.

어느날 밤이였어~! 불타오를 것만 같은 느낌이 든 밤~!
모두가 함께 있엇고, 모두가 기쁨을 나누었기에 기분이 아주 좋았어~!


There you were on your own,lookin' like you were
The only one around,I had to be with you,
Nothin' else that I could do,
I should have been away,but I knew I'd have to say.

그중에 너가 있었지, 마치 세상에 너만 보이는것 같았어
난 너와 함께 해야했지, 난 운명을 거부할 순 없었어.
난 떠나야 했지만, 난 여기 있어야 한다는걸 알았지.


Repeat Chorus

Underneath a starry sky,time was still but hours
Must really have rushed by,I didn't realize
But love was in your eyes I really should have
Gone,but love went on and on...

별이 빛나는 밤에, 시간은 있었지만 서둘러야 했지.
하지만 난 깜박하고 있었어. 난 가야만 했지만,
떠나지 못했죠. 왜냐하면 당신 눈에서 사랑을 보았거든요.
계속.. 계속..